<아트 스페이스>

이안아트스페이스는  예술적 영감을 일깨울 수 있는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권경용 작가의 개인전 <엑스트라오디내:르  Extraordinaire>을 시작으로 

정지선 작가 개인전 <One that Day>, 장유정 작가 개인전 <Natural Nature 자연스러운 자연>

 윤진초 작가 개인전 <뱀, 항아리, 불 그리고 여인>, <시우와 이안이> , <컬러스> , <FOR YOU>,

<YOON SEONG HO Exhbition> , <mindscape> , <pattern> , <white dust>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黙巖묵암>, <FLOAT>, <Time Travel> , <Fiction : nonfiction> ,<검은 회화> , <봄의 조각>,

<The Line>, <두개의 시선> , <Philosophia> , <녹비홍수 綠肥紅瘦>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전시 관련 더 많은 정보는 인스타그램 이안아트스페이스 계정(@ian_art_space)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또한 이안아트스페이스는  파티, 기업 연수, 모임, 교육을 위한 공간대여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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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비홍수 綠肥紅瘦>
​-이소윤 개인전-

이소윤 개인전 포스터.png

      綠肥紅瘦. 비가 내리고 난 후, 녹색은 비대해지고 홍색은 수그러든다는 뜻으로 송나라 시인 이청조의 시 ‘여몽령’의 한 구절이다. 옛 시의 한 구절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자연의 섭리는 변할 리 없다. 이소윤 작가의 어린 시절 집 마당에서 바라본 풍경이 바로 녹수홍비였고, 이 때의 경험은 작가의 의식과 시각 모두에 깊은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작품의 출발점이 된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나고 자라며 보낸 사람에게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의 섭리는 그저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온도, 습도, 그리고 냄새로 다가오는 공감각적 기억이 된다. 특히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의 풍경은 초록색, 빨간색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되었고, 서로 다른 각종 꽃과 나무들이 서로 공생하는 모습은 조화로운 삶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잔잔한 자연일 뿐이지만, 작가는 그 곳에 살면서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원초적인 삶의 본질을 일찍부터 터득한 셈이다.

 

      푸른 색 물감이 주조를 이루는 작품은 바로 그 경험에 대한 작가의 재해석이다. 비대한 녹음과 곧 사라지고 말 붉은 꽃잎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푸른 나무와 꽃이 모티브임이 분명하지만, 동물성이 느껴질 만큼 야생적으로 표현된 것도 바로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 너머에 있는 본능적이고 치열한 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시각적 매체는 색과 마띠에르다. 모노크롬 회화로 볼 수 있을 만큼 푸른 색이 주조를 이루는 화면은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주로 거대한 캔버스를 선택하는 이유도 잭슨 폴록과 같은 모노크롬 작가들이 그러한 것처럼 몰입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여러 색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과, 두껍고 풍성한 물감이 층층이 레이어를 만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마티에르, 나이프의 문지른 흔적이 만든 잎맥같은 표현은 작가의 기억이자, 관객을 녹음 한 가운데로 소환하는 요소들이다. 다채롭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의 힘, 그 속에서 생생하게 전해지는 에너지야 말로 작가가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요체다.

      전달과 소통은 작품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중요한 이슈다. 작가는 감각하는 것 자체를 이미 해석이라고 말한다. 저마다의 주관적 감각이야 말로 정보를 해석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에 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저마다의 해석은 어떻게 서로 공통점을 갖게 되고 소통하게 되는 것일까? 의미의 전이가 이루어질 때 생겨나는 미세한 작은 차이와 오류, 혹은 일일이 다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신기한 공감, 작가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바로 이 궁금증에 대한 탐구의 길이 아닐까 싶다. 작가가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만 언어에 따라 조금씩 뉘앙스가 달라지는가 하면 짧은 시구 만으로도 깊고 풍부한 상상과 해석을 전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를 뛰어넘는 소통을 추구한다. 해석의 일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어긋남을 허용하는, 아니 어긋남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성숙한 의미의 소통이다. 다채로운 해석은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소통을 열어놓기 한다.

 

      녹비홍수를 이렇게 보는 해석도 있다. 잎은 푸르고 무성하나 꽃은 시드니, 곧 젊음이 쉽게 감을 아쉬워하는 것이라는. 그러나 꽃은 꽃대로 자신의 수명이 있는 것이며, 또한 꽃은 씨앗이 되어 다시 피어나니 잠시 붉은 색을 감추었다 하여 그 존재가 사라졌다 볼 수 있을까? 서울대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 유학을 다녀온 후, 대안공간 루프 선정작가를 비롯하여 각종 ‘신진 작가’ 수상을 거머쥐며 화려한 꽃을 피우고, 네 번째 개인전을 맞이하는 지금이 바로 작가의 녹비홍수 시즌이 아닐까 싶다. 온갖 꽃으로 장엄하게 장식한다는 의미의 ‘화엄華嚴’이 지난 시기의 화두였다면 이제 작가의 남은 과제는 녹비綠肥, 더욱 풍성한 꽃을 담을 수 있는 나무로 성장하는 것이리라. 

​이소윤 작가의 개인전은 2021.09.28-2021.10.19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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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아트스페이스 전시  연도표21.09-01.jpg